공소장이 애매하다면 — 법원은 검사에게 석명을 구해야 합니다
2,233자2026-08-04 09:04상태: d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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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장이 애매하다면 — 법원은 검사에게 석명을 구해야 합니다
본문 (2,233자)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민사전문, 형사전문 법무법인 저스트 신민호 변호사입니다.
기소장을 받아 읽었는데 어떤 죄로 재판을 받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그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어도 괜찮은 것일까요.
## 왜 공소장의 명확성이 중요한가요
불고불리 원칙상 법원은 검사의 공소제기가 없으면 심판할 수 없고,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한정하여 심판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검사는 공소장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등을 명백히 함으로써 공소제기의 취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지점이 있습니다.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서로 다른 구성요건이나 법률적 평가를 전제로 하는 등 조화롭지 않고 부정합성을 드러내는 경우입니다. 그 정도가 유무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게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문제점이나 오류 등에 관한 석명을 구하여 공소장을 올바르게 보완하도록 한 다음 이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어권 관점에서 보면 이유가 분명합니다. 어떤 조항으로 기소됐는지에 따라 다투어야 할 요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이 사건에서는 무엇이 어긋났나요
사안은 이렇습니다. 검사가 피고인을 구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런 공소사실을 적었습니다. 피고인이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동통신 가입자에 대한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에게 통신사 조회시스템을 이용해 그 사람의 전화번호를 조회한 뒤 알려 달라고 요구해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적용법조로는 '같은 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2호 등'을 기재했습니다.
여기서 두 갈래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한편으로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제공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 위반으로 기소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 위반으로 기소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두 죄는 요건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개인정보처리자의 제공이 전제이고, 뒤의 것은 취급자의 누설과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이 요건입니다. 방어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원심으로서는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해 검사에게 어느 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인지 석명을 구하고, 그에 따라 취지가 명료해지면 거기에 맞추어 범죄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심리한 후 유무죄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조치 없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에는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러 형사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봅니다. 피고인이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는데, 정작 어떤 조항의 어떤 요건을 다투어야 하는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기일이 지나가는 경우입니다.
## 지금 확인하실 것
- 공소장의 적용법조란에 적힌 조문 번호와 호를 그대로 옮겨 적어 두십시오
- 공소사실 본문에서 그 조문의 요건에 대응하는 표현이 실제로 나오는지 대조하십시오
- '등'이라는 표현으로 조문이 뭉뚱그려져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 요건이 다른 두 조항이 함께 걸려 있다면, 어느 쪽으로 다툴지 방향을 미리 정하십시오
- 공소장 변경이 예상된다면 그 시점에 따라 방어 전략이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십시오
이 단계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조항 표시가 애매한 상태에서 사실관계만 인정하는 진술을 먼저 하는 일입니다. 나중에 조항이 정리되면 그 진술이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서 상담을 하면 저는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적용법조와 공소사실이 서로 맞물리는지, 다투어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석명이나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필요가 있는지입니다. 상담 전에는 공소장 사본과 수사 단계에서 한 진술 요지만 준비해 오셔도 충분합니다. 상담을 마치면 다툴 요건의 목록과 기일에서 밝힐 의견의 순서가 정리됩니다.
오늘 하실 일은 하나입니다. 공소장 적용법조란을 펴서 조문 번호에 밑줄을 긋고, 그 조문이 요구하는 요건이 공소사실에 실제로 적혀 있는지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담고 있으며, 구체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신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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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출처)
trend · 61자
판례공보 제735호(2026-08-01) 형사 2026도2358 — 공소사실과 적용법조의 부정합과 석명권 행사